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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어려운 의학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왠지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아마도 예전에 TV에 나온 유명한 광고 때문인 듯합니다. 그러나 이 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없애는 치료를 하는 것이 좋은지 안 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한번 알아볼까 합니다. 요즘에는 몇십 년 전보다 건강검진을 흔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었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감염이라는 단어 때문에 사람들은 헬리코박터균을 반드시 치료해야 될 대상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과연 반드시 치료해야만 할까요?

 

 연구에 따르면 헬리코박터균은 십이지장궤양의 경우 약 95%, 위궤양의 경우 약 70%가 이 균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결과를 보면 헬리코박터균이 위에 해롭고 꼭 없애야 할 균으로 보입니다. 특히 현대인들에게 위장질환은 일상의 흔한 질병이기 때문에 더욱더 없애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그런데 진짜 이 균은 우리 몸에 유해하기만 할까요? 

 

 헬리코박터균은 2~8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작은 세균으로 편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액체 속에서 헤엄칠 수 있습니다. 세계 인구의 약 절반 정도가 이 균에 감염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서양인보다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세계 평균보다 높은 약 70% 정도가 감염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것은 국물이 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는 습관과 위장에 자극을 주는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헬리코박터균이 위산으로 가득한 환경에서 어떻게 잘 살아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지 않나요? 

 

바로 유레아 제라는 요소를 분해하는 효소를 헬리코박터균이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레아제는 요소를 분해해서 염기성인 암모니아를 생성하는데, 염기성인 암모니아가 산성인 위액을 중화시켜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아남은 헬리코박터균이 여러 물질을 분비하는데, 이런 물질들이 염증반응 및 면역반응 등을 일으켜 위염이나 위궤양을 발생시킵니다. 또한 다른 여러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어떤 질환과 관련이 있는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1. 임파선암: MALT 임파선암

전체 임파선암의 7~8%를 차지하며 위장관에 잘 생기는데, 그 특징으로는 초기에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만으로도 60~80%가 완치될 수 있습니다.

 

2. 위암

헬리코박터균은 위암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위암의 여러 원인 중 주요한 하나이며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었다고 모두 위장병이나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고 암이 발생할 확률이 약간 높아질 뿐입니다. 개인의 면역력이나 신체조건 등에 따라 그 확률이 더 높아지거나 더 낮아질 수 있겠죠?

 

3. 철분 결핍성 빈혈

철분 결핍성 빈혈도 원인이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 헬리코박터균이 그중 한 가지 원인이 됩니다.

 

4. 악성 빈혈, 관상동맥질환 등

 

 

그래서 이 헬리코박터균이 나쁘기만 할까요? 무조건 완전히 없애면 좋을까요?

최근 연구에서는 헬리코박터균이 좋은 역할도 한다고 밝혀졌습니다. 그러므로 너무 겁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은 대장균과 같이 우리 몸속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세균의 하나로 평소에는 아무런 이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밖에서 많은 양이 들어온다거나 변종이 들어온다거나 하는 경우에만 병(위궤양, 십이지궤양 등)을 일으키게 되므로 이 경우에만 치료하면 됩니다.

그리고 제균 치료로 인한 부작용과 치료의 어려움 때문에라도 무조건!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생각은 지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작용>
가장 흔한 증상은 설사, 무른 변, 오심(구역감)이 있으며 그 외 미각 이상(쓴맛이나 금속 같은 맛), 치아 변색, 혀 변색, 매우 드물게(2~5%) 심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됩니다. 

 

<치료방법>

헬리코박터균을 죽이는 방법은 약물치료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의 항생제 내성이 증가함에 따라 한차례의 치료로 완전히 제균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보통 2주 정도 항생제로 약물치료를 하고, 실패했을 때 다른 항생제로 2주 정도 약 복용을 더 하게 됩니다. 이러면 보통 7~80%는 치료에 성공하게 됩니다. 그러나 2차 치료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3차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으나 이는 담당 의사와 상의 후 결정하게 됩니다.

 

(적응증에 대한 기준은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을 하기 때문에 따로 적지는 않겠습니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 의사 선생님께서 치료가 필요하다고 권고해주시므로 그때 치료받으시면 됩니다^^;; 즉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진단을 받았는데 꼭! 반드시! 완전히!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을 전달하고 싶은 것입니다.)

 

우리 몸과 세균과의 관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기 때문에 건강하고 몸에 이로운 균까지 제거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 몸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이 사실을 잘 알고 필요한 제균 치료만 함으로써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도록 해야 합니다. 
위장 질환을 쉽게 예방하여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쉽고 간단한 방법은 없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잘 아는 것(규칙적인 식사, 자극적인 음식 제한, 탄 음식이나 부적절하게 보관된 음식의 제한, 과일이나 채소 섭취량 늘이기, 패스트푸드나 당분이 너무 많은 음식 줄이기 등)을 잘 실천하면서 스트레스나 피로, 흡연, 과음 등을 피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빠르면서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실천하기가 쉽지 않지만요.)

 

 

 

참고: 건강보험적용 기준
우리나라의 경우 위장질환(궤양)을 가지고 있으면서 조직 검사상 헬리코박터균이 있다고 증명되거나 위암 때문에 내시경으로 절제술을 한 사람만 제균 치료의 건강보험적용이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 위장질환이나 암이 아니더라도 제균 치료를 하는 데에 의료보험 적용이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나라도 부분적이고 제한적이지만 시작되었습니다. 아마도 더 많은 연구가 시행되고 환자들의 치료 데이터가 쌓이면 우리나라도 광범위한 제균 치료의 의료보험이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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